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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를 정복한 향신료 ‘커리’ (2018-11-30)


커리는 인도의 향신료인 마살라(masala)가 들어간 모든 요리에 붙이는 이름이다. 마살라는 겨자씨, 강황, 커민, 고수, 페누그릭, 계피, 카다멈, 고추, 후추 등이 함께 들어간 향신료이다. 인도의 옛 문헌에 커리와 관련된 말이 나오는 것으로 미루어 커리는 아주 오랜 옛날부터 인도인들이 즐겨 먹던 식품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영국의 식민지 통치를 받던 시기에 커리는 영국으로 전해졌고, 영국인들은 향신료가 들어간 매운 음식을 통틀어 커리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커리는 전 세계인의 입맛을 고루 충족시키면서 세계로 뻗어 나갔다. 유럽은 물론 인도와 인접한 동남아 각국과 일본 한국 등지에서도 커리는 큰 거부감 없이 받아들여졌다. 그러나 커리에 들어가는 재료는 각 나라의 특성과 특산물을 살려 재해석하는 사례가 많았다. 커리는 특정한 레시피가 없이 입맛에 따라 마살라를 배합할 수 있기 때문에 각 나라마다, 심지어는 각 가정마다 독특한 개성으로 즐길 수 있는 음식 중의 하나다.

19세기 말 커리는 영국과 네덜란드에서 큰 인기를 얻었다. 이로 인해 수요는 점점 늘어났으나 재료 수급이 불안정해 각각의 나라에서 즐겨먹는 재료를 사용하는 형태로 발전했다. 인도를 지배했던 영국은 전통 마살라를 기본으로 커리를 만들었으나, 네덜란드 사람들은 인도네시아의 영향을 받아 코코넛 밀크를 커리에 섞어 먹기 시작했다. 네델란드로부터 커리를 전수받은 프랑스 사람들은 버터에 볶은 밀가루에 육수를 넣어 끓인 루(roux)에 마살라를 넣어 요리했다.


카레라이스로 변신한 커리
일본으로 전해진 커리는 내용물 중 고기의 양은 줄이고 감자, 당근, 양파 등 채소를 위주로 만든 카레를 덮밥 형태로 얹어 카레라이스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20세기 초 대한제국을 병합한 일본은 그들이 즐기기 시작한 카레라이스를 가지고 들어왔고, 한국에서는 강황을 더 첨가해 샛노란 색을 띠게 됐다.

베트남에서는 쌀국수에 많이 넣어 먹는 고추를 비롯해 레몬, 코코넛, 토마토 등을 곁들이는 것이 보통이다. ‘깽(kaeng)’이라 불리는 태국 커리에는 팟타이나 똠양꿍에 첨가하기도 하는 새우 페이스트, 양파, 그린 칠리 등으로 맛을 낸다. 지역에 따라서는 코코넛 밀크를 넣기도 한다.

남아프리카공화국나 중부 카리브해 지역은 인도에서 옮겨 간 사람들이 본토의 맛을 전달했다. 오랜 옛날부터 칠리를 즐겨먹던 카리브해 사람들은 여러 가지 향신료에 매운 맛까지 가미된 커리에 빠르게 적응했다. 이러한 풍습은 지금도 남아 있어 자메이카에서는 거의 모든 파티에 염소 커리는 필수 요리로 대접받는다.


이민자에 의해 전 세계로 전파
제2차 세계대전 종전 직후 인도와 파키스탄으로부터 쏟아져 나온 수많은 이민자들은 영국을 비롯한 유럽, 아프리카, 남북아메리카에 커리를 소개했다. 이들이 소개한 커리는 각각의 대륙과 국가에서 전통 음식과 만나 더욱 독특한 커리로 발전하게 된다. 

스리랑카에서는 밥과 커리를 넣어 요리한 가지와 고기, 채소, 피클 등을 바나나 잎에 싸서 찐 람프라이스로 변형됐고, 피지에서는 커리와 볶은 생선에 코코넛 밀크를 넣어 끓였다. 남아메리카의 가이아나에서는 치킨커리로, 자메이카에서는 염장한 대구에 열대과일 아키를 넣어 볶아 먹는다. 트리니다드토바고에서는 닭에다 토마토, 양파, 고수, 마늘을 갈아 재운 다음 구워 마살라 페이스트와 함께 끓여낸다. 이처럼 커리는 인도에서 시작됐지만 전 세계 각지에서 풍토와 토양에 맞게 변신하면서 세계인의 요리로 거듭나고 있다. 

 


권영오 기자chmargaux@m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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