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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의약품 원료 기능성 풀려 (2019-05-03)

제약사, 건기식 유통 확대 약국 눈치


정부가 경제활성화를 위해 안전성이 확보된 일부 의약품원료까지 건강기능식품으로 사용토록 규제를 대폭 완화한 가운데 제약사들이 새로운 유통시장 개척을 앞두고 조심스레 약국 눈치를 보고 있다.

지난 4월 17일 정부는 ‘제13차 경제활력대책회의’를 열고 총 31건의 생활밀착형 규제를 완화했다. 이 중 건강기능식품과 관련된 것은 모두 21건이다. 핵심은 ▲사전신고제 등 폐지 ▲기능성 원료 범위일부 확대 ▲기능성 표시제 개선 및 광고 완화.

제약사들은 기능성 원료 범위 확대에 주목하고 있다. 인지 능력 개선에 효과가 있는 알파-GPC와 면역력 증진에 효과가 있는 에키네시아 등의 의약품 원료를 건강기능식품에 적용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알파-GPC는 글리아티린 성분인 콜린알포세레이트와 동일하다. 현재 글리아티린제제는 인지장애나 경증치매 처방약으로 사용되고 있다. ‘종근당글리아티린정’이 대표적인 제품이다. 이번 규제 완화로 제약사들은 콜린알포세레이트 함량을 줄여 건강기능식품으로 판매할 수 있게 됐다.

고령화로 인해 치매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진 가운데 치료제가 아닌 예방, 관리차원에서 알파-GPC 성분 건강기능식품은 시장에서 충분히 경쟁력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국내에서는 오메가-3, 글루코사민 등이 의약품과 건강기능식품으로 동시에 사용되고 있다.

또 제약사들이 이번 규제완화에 기대를 걸고 있는 것은 유통 채널이 다변화 될 수 있다는 점이다. 건강기능식품이 백화점, 대형마트 등에서 자유롭게 판매가 허용된 점도 제약사들에게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이미 몇몇 제약사는 홈쇼핑 진출까지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제약사들은 백화점, 대형마트, 홈쇼핑 등 다양한 유통채널 확장에 앞서 약국들의 반응을 주시하고 있다. 의약품 판매에서 절대적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약국들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실제로 약사회는 정부가 건강기능식품 규제완화를 발표하자 성명서를 발표하고 즉각 반발에 나섰다.

약사회는 성명서를 통해 “국내 건강기능식품 시장이 급성장하며 무분별한 허위•과장 광고로 인해 지난해 프로바이오틱스 패혈증 사망사건 같은 심각한 부작용 사례가 발생했다”며 “국민 건강 보호를 위해 사후 모니터링을 포함한 안전망 구축이 필요한 제품의 경우 약국에서만 판매할 수 있도록 건강기능식품 2분류를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약사들이 반발하고 나서자 제약사들은 건강기능식품 유통 채널 확대에 신중을 기하는 모양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홈쇼핑에 건강기능식품을 판매하는 것에 대해 내부적으로 검토중에 있다”며 “다만 첫 번째로 이슈가 되면 약국들의 타깃이 돼 일반약 판매에 악영향을 줄 수 있어 시기를 조율중이다”고 밝혔다.

약사들은 이번 규제완화로 인해 약국에서 취급하는 의약품 품목이 줄어드는 것에 대해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

강남의 A약사는 “2015년 발생한 가짜 백수오 사태는 건강기능식품 규제 완화가 어떤 부작용을 야기하는지 보여주는 단적인 예”라며 “국민 건강을 위해서라도 건강기능식품을 의약품처럼 광고하거나 무분별하게 판매하는 것은 좋지 않다”고 강조했다.

 

최민호 기자fmnews@fm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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