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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어나지 못하는 마취제의 늪 (2019-05-03)


여러 대중매체를 통해 세간을 떠들썩하게 했던 유명 연예인 및 재벌가들의 프로포폴 중독은 지금도 계속 이어지고 있다. 마약중독이라 하면, 극히 일부의 사람들이 집에 숨어 폐인 같은 생활을 하는 것으로만 알고 있었는데, 우리가 매일 TV에서 얼굴을 마주하고 있는 연예인들이 약물중독으로 알려져 더 큰 충격을 안겨 주고 있다.

마취제 프로포폴

프로포폴은 빠르게 단시간 동안 작용하는 정맥으로 투여되는 전신마취제이다. 수술이나 검사 시 마취를 위해 사용되거나, 인공호흡기를 사용하는 환자를 진정시키기 위해 사용된다. 프로포폴은 하얀색 액체 형태로 되어 있어서 우유주사라는 별명이 있으며, 다른 마취제들과 달리 빠르게 회복되고 부작용이 적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무엇보다도 프로포폴이 다른 마취제에 비해 선호되었던 중요한 이유 중의 하나는 기존의 다른 마취제들이 자칫 약물 중독으로 인한 오남용의 위험성에 대해 어느 정도 예상하고 있었지만, 프로포폴은 그러한 위험성이 훨씬 적을 것이라는 기대를 갖고 있었기 때문이다. 최근 들어 프로포폴의 사용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게 되면서 이로 인한 중독자들이 대거 출현하기 전까지만 해도 그러했다.

프로포폴은 1986년 마취과 영역에서 사용되기 시작했으며, 첫 중독 사례가 보고된 것은 1992년이었다. 이후 몇 차례 해외 학술지를 통해 중독 사례들에 대한 보고가 있었지만 거의 대부분이 평소 이 약물을 가까이 접하게 되는 의사나 간호사 등 의료인들이 중독된 경우였다. 그러던 중 2009년 6월, 유명 팝스타인 마이클 잭슨이 이 약물로 사망한 것으로 밝혀지면서 세간의 주목을 받게 됐으며, 일반인들의 프로포폴 중독 및 오남용 가능성이 대두되기 시작한 것도 이 때쯤이다.

국내에서는 2011년 향정신성의약품으로 분류

사실 우리나라에서는 훨씬 이른 시기부터 프로포폴 중독에 대한 언론 보도들이 있었다. 2003년도에 프로포폴 중독으로 인한 사망사례가 보도된 바 있으며, 이후에도 중독자들에 의한 프로포폴 탈취사건, 강남 일대에서 이루어지는 소위 ‘주사 아줌마’들에 의한 무분별한 투약 행위 등이 꾸준히 방송을 타고 있었다.

이에 식품의약품안전처 산하의 중앙약사심의위원회는 2011년 프로포폴을 향정신성의약품으로 분류해 규제에 나서게 됐다. 하지만 이러한 규제에도 불구하고 여러 유명 연예인들의 프로포폴 오남용 보도가 끊이지 않고 있다. 


어떤 사람들이 중독에 빠지나?

프로포폴이 다른 마취제에 비해 갖는 장점들로 인해 무조건 프로포폴을 사용하지 않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 모든 약물에는 나름의 치료 효과와 그에 수반하는 부작용을 갖고 있기 때문에 장•단점을 고려해 꼭 필요한 환자에게 적절하게 투여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어떠한 특성을 지닌 사람들이 프로포폴 중독에 빠질 위험성이 높은지를 미리 알 수 있다면 사람들이 이 약물로 인한 중독에 빠지는 일을 미리 예방할 수 있겠지만, 아쉽게도 현재로서는 이에 대한 체계적인 연구나 명백한 위험인자는 밝혀지지 않은 상황이다.

단, 최근까지 의학계에 보고된 사례들을 종합해볼 때 ▲의료관련 종사자, 연예인, 교대 근무자, 유흥업소 종사자 ▲성격적 특성상 목적 지향적, 자극 추구형, 독립적 성향을 지닌 경우 ▲가족 구성원들 중에 알코올 혹은 약물 중독을 지닌 가족이 있는 경우 ▲만성적인 불면증에 시달리고 있는 경우 ▲만성 통증 환자(특히 두통) ▲우울, 불안 등 두드러진 정서적 문제를 지닌 경우 ▲만성적인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경우 등은 프로포폴 중독에 빠지기 쉬운 고위험군으로 분류해 볼 수 있다.

중독이 의심된다면?

만약 주변의 누군가가 과다하고 반복적으로 마취를 요하는 이런저런 시술을 받고 있다면 한 번쯤 프로포폴 중독 여부를 의심해 봐야 한다. 나도 모르게 프로포폴을 투여 받고 싶은 갈망이 느껴지는 것도 중요한 위험 신호이다.

모든 질병이 그렇듯이 약물 중독 또한 얼마나 초기에 적절한 치료를 시작하는가가 매우 중요하다. 더군다나 중독의 단계에 들어가면 이미 뇌 속에 약물에 의한 변화가 초래된 상태이기에 내 의지와 결심만으로는 중독이라는 질병에서 벗어나기 불가능하다.

만약 프로포폴 중독의 의심된다면 언제든 집 근처의 가까운 정신건강의학과를 찾아, 일단 상담을 받아보는 것이 가장 현명한 방법이다. 또한 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에서는 프로포폴을 비롯한 제반 약물 중독에 대한 전화 상담이 가능한 만큼 이를 이용해 도움을 받을 수도 있다. 

 

김선호 기자gys_ted@m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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