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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후피임약 시장 치열한 선두 다툼 (2019-05-24)

낙태죄 폐지로 전문약→일반약 전환 관심


연간 100억 원 규모로 추산되는 사후피임약 시장이 낙태죄 헌법불합치 결정 이후 시장 선점을 위한 치열한 선두 다툼을 벌이고 있다.

현재 국내에서 판매되는 사후피임약은 ‘엘라원’(현대약품), ‘노레보원’(현대약품), ‘포스티노1’(바이엘), ‘세븐투에이치’(콜마파마), ‘레보니아원’(명문제약), ‘쎄스콘원’(지엘파마), ‘애프터원’(다림바이오텍) 7종류.


이 중 현대약품의 엘라원과 노레보원이 1•2위를 차지하며 시장을 선점하고 있다. 실제로 국내 응급피임약 시장에서 현대약품은 엘라원과 노레보원을 앞세워 점유율 76%의 절대 강자의 모습을 고수하고 있다. 두 제품의 강점은 24시간 이내 복용 시 피임효과가 98%라는 우수한 임상 결과 때문이다.

사후피임약은 원치 않는 임신, 준비되지 못한 임신에 대한 대비책인 만큼 효과와 안전성이 보장돼야 하기 때문에 임상적으로 입증된 약품을 선택하는 전문의들의 성향이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된다.

현대약품 관계자는 “응급피임약의 경우 반드시 의사의 처방을 통해서 구입할 수 있는 제품으로, 특성상 신체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에 신중한 선택이 필요하다”며 “시장에서 널리 인정받고 사용되는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독주하고 있는 엘라원과 노레보원을 바짝 추격하며 사후피임약 시장에 신흥강자로 등장한 것은 바로 더유제약의 ‘세븐투에이치’이다.

2017년 사후피임약 시장에 뛰어든 세븐투에이치는 인지도 극복을 위해 ‘72시간’을 강조한 제품명을 선보였다. 세븐투에이치=72시간 즉, 72시간 이내에 사용하면 높은 피임 성공률을 보인다는 마케팅 전략을 펼친 것이다.

이와 함께 여성 환자들이 응급피임약을 처방받을 때 부끄러움을 느낄 수 있다는 점에 착안, 세븐투에이치 패키지가 한 손에 들어올 수 있도록 크기를 기존 경쟁 제품 대비 40%로 줄였다.

더유제약 관계자는 “출시 초기 회사의 인지도가 낮아 신뢰도가 부족했다”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저렴한 중국산 원료 대신 이탈리아 CHEMO사의 원료를 바탕으로 제품을 위탁생산하며 품질에 대한 신뢰도를 확보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제약사들이 사후피임약 시장 선점을 위해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는 또 다른 이유는 낙태죄 헌법불합치 결정 이후 전문의약품에서 일반의약품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이미 미국, 유럽 등 대다수 국가에서는 사후피임약을 일반의약품으로 분류하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에서는 사후피임약은 의사 처방전이 필요한 ‘전문의약품’으로 분류돼 있다.

성관계 후 빠른 시간 내에 복용해야 피임률이 올라가는 사후피임약 특성상 의사 처방을 받느라 구매가 늦어지면 효과가 떨어지는 한계가 있다. 공휴일이나 병원이 문을 닫을 경우에는 아예 구입 자체가 불가능하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2012∼2016년 사후피임약을 일반의약품으로 전환을 추진했지만 의료계와 종교계의 반발로 무산됐다. 하지만 낙태죄가 헌법불합치 결정이 내려진 만큼 사후피임약의 일반의약품전환에 대한 기대감은 다시 높아지고 있다.

이미 지난해 사후피임약 일반의약품 전환에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였던 약사회와 경실련은 여성단체와 연대해 다시 여론을 형성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낙태죄가 헌법불합치 결정이 내려진 만큼 사후피임약을 일반의약품으로 전환하라는 여론이 다시 확산될 것”이라며 “일반의약품으로 전환되면 100억 원에 불과한 시장 규모도 커지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라고 밝혔다.

 

최민호 기자fmnews@fm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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