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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박중독은 질병이다 (2019-06-07)

행위중독

흔히 ‘중독’이라고 하면 술이나 약물과 같은 물질이 몸속으로 들어가 나타나는 현상으로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최근 중독에 대한 개념은 약물중독을 넘어 도박, 식이장애, 쇼핑중독, 게임중독 등 행위중독 개념으로 넓어지고 있다.

도박이란 ‘불확실한 결과에 대해 돈을 걸고 하는 내기’를 말한다. 이런 의미에서는 승부를 걸고 하는 모든 내기는 비록 가볍다 해도 모두 도박에 속한다고 할 것이다. 물론 도박 자체가 문제가 아니고 일부의 사람들이 지나치게 몰입하는 것이 문제가 된다. 우리나라에서는 도박 자체를 불법으로 규정하고 있지만 합법적인 도박도 있는데 카지노(내국인은 강원랜드)를 비롯해서 경마, 경륜, 경정, 로또를 비롯한 복권, 스포츠 토토 등이 정부의 허가 하에 운영되고 있다. 하지만 지금 우리사회는 합법적인 도박은 물론이고 불법적인 도박이 크게 성행하고 있는데 한동안 큰 사회문제를 일으켰던 바다이야기, 스크린 경마를 비롯한 성인오락실, 오래 전부터 암암리에 성행하고 있던 각종 하우스, 그리고 최근에는 카지노바, 인터넷을 이용한 각종 도박이 주변에 널려있는 현실이다.

다른 중독과 마찬가지로 도박중독은 치료가 쉽지 않다. 따라서 예방과 조기치료가 가장 중요하며 이를 위해서는 도박중독에 대한 사회나 가족들의 인식과 태도 변화가 무엇보다 시급하다.


특징적 증상

도박의 특징적 증상은 내성과 금단증상으로 인한 조절 능력 상실이다. 내성이란 동일한 흥분을 얻기 위해 자극이 점차 강해져야 하는 것을 의미한다. 동일 자극으로는 더 이상 자극이 되지 않기 때문에 점차 강력한 자극을 찾는 것이다. 술꾼을 생각해 보면 이해가 쉽다. 처음에는 한 병만 마셔도 기분이 좋지만 시간이 갈수록 양이 늘게 된다. 도박에서도 같은 현상이 나타난다. 도박에 거는 돈의 액수가 점점 더 커지면서 횟수도 증가한다. 또한 점차로 더 강력한 자극을 줄 수 있는 심각한 도박에 빠져드는데 이를 내성이라고 한다.

다음은 금단증상이다. 대부분의 도박중독자들은 어느 순간 자신에게 문제가 일어나고 있음을 느낀다. 이제 그만 해야지 결심하지만 대부분 실패로 돌아간다. 바로 금단증상 때문인데 도박을 하지 않으면 초조하고 불안하고 안절부절 못하게 된다. 그러나 다시 도박을 하는 순간 금단증상은 씻은 듯이 사라지고 만다. 이 단계가 되면 끊고 싶어도 의지대로 쉽지 않다. 진단에 있어 중요한 부분 가운데 하나는 바로 동반질환을 감별하는 일이다. 도박에 깊이 빠져 중독 상태에 있는 경우 반드시 정신과의사의 평가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흔히 우울증을 비롯한 기분장애나 주의력 결핍, 성격장애나 다른 중독성 질환이 함께 있는 경우가 많고 이런 경우 치료적인 접근도 상당히 달라진다. 따라서 위의 진단기준에 해당이 되는 경우 반드시 정신과의사에게 진료를 받고 평가하는 것이 필요하다.


효과적인 치료방법

대부분의 중독자들은 스스로 자신은 중독자가 아니라고 말한다. 이들이 스스로 중독자임을 인정하고 치료를 받기로 결심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따라서, 도박중독의 효과적인 치료를 위해서는 약물치료와 함께 인지행동치료, 단도박 모임과 가족교육 등을 병합하는 것이 좋다. 특히 도박으로 인해 이차적으로 정서적 문제가 동반된 경우는 일시적으로 약물치료를 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현재까지 도박중독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진 약물들로는 항우울제의 일종인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와 갈망억제제(날트렉손, 아캄프로세이트) 등이 있다. 갈망억제제의 경우 도박 자체의 욕구를 줄여주는데 비교적 효과가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어 성공적으로 도박을 끊는 경우도 있다.

인지치료란 쉽게 말하면 잘못된 생각을 바로 잡아주는 치료이다. 많은 도박 중독자들은 “도박을 하면 많은 돈을 딸 수 있을 것이다”라는 잘못된 생각으로 인해 도박에 빠져 헤어나오지 못하게 된다. 이러한 잘못된 생각을 교정하고 동시에 행동 조절 훈련 등을 함으로써 도박 중독을 치료 하는 것이 인지 행동 치료이다.

도박을 끊게 되면 중독자들은 이를 대체할 수 있는 다른 모임이 필요하다. 중독자들의 자발적인 모임인 한국 단도박 모임은 급성기는 물론이고 재활 및 재발방지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단체이다. 1984년 결성되어 서울 및 전국 각지에 50개 이상의 지부가 운영 중이다.

환자가 도박을 하는 것이 가족들의 잘못은 아니지만 가족들의 비난이나 집착, 과거 빚에 대한 질책 등이 환자의 도박행동을 더 강화시킬 수 있다. 가족들이 도박에 대해 충분히 이해하고 중독이 질병이라는 사실을 이해해야 한다. 더 이상 환자의 도박행동에 대해 집착하지 않도록 하되 그 결과에 대해서도 반드시 환자 스스로 책임지도록 해야 한다.

도박중독은 흔히 치료가 어렵다고 말한다. 어느 정도 맞는 말이지만 그래도 희망은 있다. 중독자들에게 도박 안 한지 얼마나 됐는지 질문을 해보면 대답이 각각이다. 제법 오래 끊은 사람들은 자랑스런 표정을 짓기도 한다. 그러나 이건 오산이다. 대부분이 ‘안 한 것’이 아니라 ‘못한 것’이다. 치료는 도박을 안 하는 것, 더 나아가 안 하는 것이 더 편한 상태가 되어야 되는 것이다. 실로 힘든 과정이고 시간도 오래 걸린다. 잠시 안 한다고 좋아할 것도 없고 어쩌나 다시 했다고 너무 실망할 것도 없다. 치료는 그런 과정을 거쳐 이루어지는 것이다. 그래도 치료에 희망을 갖는 것, 이게 치료에 있어서는 가장 중요한 태도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출처: 국가건강정보포털 의학정보


 
김선호 기자gys_ted@m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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