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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악재에도 바이오벤처 투자 ‘열풍’ 지속 (2019-09-20)

지난해 8,417억 원…전체 벤처 투자의 24.6%


지난해 우리나라 벤처 투자에서 바이오(BT) 분야가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 바이오 업종에 대한 ‘열풍’이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바이오경제연구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벤처 투자규모는 3.4조 원으로 전년(2.4조 원) 대비 약 44% 증가했다. 이중 바이오 분야에 대한 투자가 24.6%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지난 2000년 바이오 분야에 대한 벤처 투자는 전체의 2%에 불과했다. 하지만 2013년 처음으로 전체 벤처 투자액의 10%를 돌파했으며, 2014년 3,000억 원이 투자되며 분야별 1위에 올랐다. 이후 꾸준한 성장세를 보인 바이오벤처 투자는 지난해 전년 대비 2.2% 증가한 8,417억 원을 기록했다.

이처럼 바이오벤처에 대한 투자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이유는 투자 이후 회수기간이 줄어들 것이란 기대감과 전문적 개발역량과 네트워크를 갖춘 새로운 형태의 기업이 속속 등장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2000년대 초반 바이오 분야는 연구개발, 임상시험을 거쳐 제품이 출시되고 매출이 발생할 때까지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특성으로 인해 벤처캐피탈이 사업 초기 단계에 투자하는 경우는 10% 내외에 불과했다.

하지만 2016년을 기점으로 임상시험 발달과 바이오시밀러(복제약) 시장 확대에 대한 기대감으로 매출 발생 시간이 단축되면서 초기투자 비용은 30% 이상으로 증가하고 있다. 여기에 2014년 이후 신규 창업 기업들이 1세대 바이오벤처들의 시행착오를 답습하지 않을 것이란 기대감도 한 몫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제약사-바이오벤처, 전략적 투자 본격화

신약개발벤처인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는 지난 2015년 약 150억 원의 투자를 받았다. 이 회사는 성균관대학교와 한국화학연구원에서 공동 개발하던 만성염증면역질환 프로젝트를 기술이전 받아 처음부터 외부업체들과 협업을 통해 약물을 개발하는 가상운영 사업모델(Virtual Company)를 채택했다.

2017년 레고켐바이오의 오토택신저해제를 기술이전 받아 특발성폐섬유증치료제로 공동개발하며, 140억 원 규모의 펀딩을 진행했다. 최근에는 330억 원 규모의 펀딩을 받아 궤양성대장염의 미국 임상2상과 중국 임상1상 시험, 특발성폐섬유증 미국 임상 1상 시험, 항암제 개발에 나섰다.

이 회사의 투자유치 사례를 보면 바이오벤처에 대한 제약사의 전략적 투자가 본격화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유한양행, 대웅, 레고캠바이오 등이 투자에 참여해 프로젝트별로 협업을 진행하고 있다. 사실 그동안 국내 제약사들의 경우 보유 자금이 필요한 때에 활용되지 못하고 기약 없이 묶이게 되는 것을 우려해 전략적 투자에 소극적이었다.

그러나 5년 전부터 시작된 유한양행의 전략적 투자 성과가 가시화되고 바이오 기업들의 코스닥 상장이 늘어나면서 이런 우려가 상당부분 해소됐다. 결국 오픈이노베이션을 통한 전략적 시너지 창출이 인정받게 되면서 투자와 협업을 병행하는 양상이 본격화되고 있는 것이다.


신약개발 제외한 바이오벤처 투자 인색

글로벌기술이전 등을 통한 사업모델이 정립되고 최근 임상시험 이전단계에서는 해외기업들과 경쟁할 수 있는 인적, 물적 역량을 갖췄다는 점이 부각되면서 바이오벤처 투자는 신약개발 기업에 대한 투자를 중심으로 활성화 될 전망이다.

반면 의료기기, 진단 등 신약개발을 제외한 분야에 속한 기업들의 경우에는 투자유치가 여전히 쉽지 않아 보인다. 이들 분야에서는 인공지능, 3D 프린팅 등 새로운 의료적 수요에 대한 솔루션을 제공하는 기업들에게만 선별적인 투자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바이오 업계 관계자는 “넓은 의미에서 바이오는 농업, 에너지, 의료 등 다양한 분야를 포괄하고 있다”며 “바이오벤처에 대한 투자가 의료와 헬스케어에만 집중된다는 것은 전반적인 바이오산업 발전을 위해 좋지 않은 현상이므로, 바이오 전체 산업에 대한 관심을 높여야 균형있는 투자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최민호 기자fmnews@fm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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