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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의 스마트한 식품 관리 기술 (2019-11-08)

음식물 낭비 줄이기 위해 최첨단 기술 연구


원산지 위조 판별 알고리즘

식료품 위•변조는 날로 지능화되어 가고 있다. 토마토가 온실에서 자란 것인지 아니면 야외에서 재배된 것인지, 송로버섯이 프랑스산인지 중국산인지 등의 정보가 정확한지의 여부를 소비자들은 매번 의심해야 한다.

독일도 식자재 관련 스캔들에서 완전히 자유롭지 못하다. 대표적으로 꿀, 가공된 생선, 올리브유 등을 꼽을 수 있으며, 저가로 판매되는 제품 중 일부는 위조되거나 산지 정보가 정확하지 않을 거라고 믿는 소비자들도 많다. 여기에 유기농 제품의 인기까지 더해져 많은 상품들이 실제로 라벨에 기재된 정보와 다를 가능성을 의심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독일 오엔하임 대학교 식품화학연구소의 연구팀은 이런 소비자 우려를 방지하기 위해 독일연방식품농림부(BMWL)의 지원으로 한 단계 높은 수준의 분석 기법을 개발하고 있다. 27만 5,000유로의 예산을 투입한 이 프로젝트의 궁극적 목표는 식료품 원산지 및 재배환경 정보의 진위여부를 판별할 수 있는 방법론을 개발하는 것이다. 연구진은 이를 위해 전 세계 각처에서 선별된 송로버섯과 땅콩을 샘플로 수집했다. 송로버섯은 지방이 적고 호두는 지방이 많기 때문에 이 특성을 기반으로 서로 다른 분석 방법을 검증할 수 있다. 이 외에도 송로버섯의 경우 고가에 판매된다는 점, 땅콩은 원산지 구별이 육안이나 맛으로는 구분이 어려운 제품이라는 점에서 두 가지 식품을 선별했다.

연구팀은 공급업자들이 제공한 정확한 원산지 및 세부정보도 함께 수집했고 동위원소, 지질분석, 요소분석이라는 3가지 기법을 정밀하게 적용했다. 1차 테스트는 무척 성공적이었다. 중국산 송로버섯과 프랑스산 송로버섯을 구분할 수 있었으며, 땅콩도 각기 상이한 샘플의 특성을 구분할 수 있었다. 연구진은 각기 상이한 방법론을 종합해 다른 식품에도 적용할 예정이다. 예를 들어 이를 가공한 트러플 버터나 호두 아이스크림 등에도 연구기법이 사용될 전망이다.


휴대용 음식 스캐너 개발

프라운호퍼 IOSB 연구소는 일반 소비자나 유통업자들이 손쉽게 들고 다니면서 과일이나 채소의 신선도를 쉽게 파악할 수 있는 음식물 전용 스캐너를 개발하고 있다. 이 장비는 근거리 적외선 센서를 사용해 대상의 숙성 정도와 실제 유통 기한을 결정하고, 함량과 성분을 분석할 수 있다.

스캐너가 적외선을 쏘면 다시 측정 대상에서 반사된 스펙트럼을 측정한다. 이때 흡수된 각 파장의 특성을 파악해 대상의 화학 성분을 정밀하게 분석할 수 있다고 한다. 스캐너는 측정된 데이터를 블루투스를 통해 스마트폰 앱과 데이터베이스로 전송한다. 이 데이터베이스는 음식 분석을 위해 특별히 구성된 클라우드 솔루션으로, 분석된 결과는 다시 앱으로 전송된다. 앱은 음식이 얼마나 안전한지, 너무 오래 보관돼 있었는지 여부를 알려준다. 여기에 취식 가능 또는 폐기 여부를 알려주는 것뿐만 아니라 초과된 식품을 어떻게 달리 활용할 수 있을지도 사용자에게 소개해 준다.

현재 이 앱은 시범용 버전으로 제작돼 있지만 슈퍼마켓 점주와 소비자들이 일괄적으로 인쇄돼 있는 유통기한 정보와 별개로 부패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준다. 이 연구 프로젝트는 사실 바이에른 주 식품영양농림부가 음식물 낭비를 줄이기 위해 제안된 지자체 단위의 연구개발 사업의 일환이다. 독일에서 가장 큰 주 중의 하나인 바이에른에서만 연간 약 130만 톤의 음식이 냉장고나 슈퍼마켓 선반에서 뜯어지지도 않은 채 버려진다고 한다. 휴대용 음식 스캐너는 사용이 간편하고 포장 여부와 상관없이 정확한 신선도를 확인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근적외선 분광분석법으로 위•변조 식품 판별

현재 독일에서는 ‘근적외선 분광분석법’을 사용해 위•변조 식품을 판별하는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가령 연어와 비슷한 생선류가 ‘연어’로 포장돼 팔리거나, 올리브 오일에 저가의 다른 기름을 섞어서 판매하는 경우가 독일에서 종종 발생하고 있다.

근적외선 분광분석법의 핵심은 센서 데이터를 최대한 활용하되, 측정된 적외선 스펙트럼을 검색하고 분석하는 지능형 알고리즘이다. 이를 토대로 식품 스캐너는 식품의 품질을 계량화하고 숙성 정도 및 유통기한을 예측할 수 있다. 연구진은 인식 정확도를 머신러닝을 통해 크게 향상시켰다. 예를 들어 다진 고기의 근적외선 스펙트럼은 통계적 방법을 활용, 세균수와 상관관계가 있음을 밝혀냈다. 또 다양한 저장조건에서 미생물의 수, 분포 정도, 화학적 매개변수를 조사해 실제로 측정한 세균수와 상당부분 일치했다.

그러나 상용화를 위해서는 한 차원 높은 개선이 필요하다. 단일 식품에 대한 품질은 충분히 데이터 및 판별 알고리즘이 높은 성능을 보이고 있지만, 냉동피자와 같이 다양한 식재료가 섞여 있는 경우 그 정확도가 크게 떨어지기 때문이다. 연구진은 이를 위해 분광기 외에도 컬러 이미지와 스펙트럼 분석을 조합한 방법론에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독일 정부는 근적외선 분광분석법을 이용한 전용 스캐너가 개발되면 식자재 원료부터 최종소비자용 가공형태까지 두루 적용할 수 있기 때문에 식품 산업의 가치 사슬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여기에 식품이 부패될 때 발생하는 가스를 포장에 인쇄된 센서와 연동해 분석하는 기술도 개발되고 있다. 식료품 포장에 인쇄돼 있는 유통기한 정보는 아직 먹을 수 있는지를 판단하는 가장 중요한 정보이다. 그렇기에 음식의 신선도는 제품의 품질뿐 아니라 소비자의 건강과도 직결되기 때문에 유통업체들은 가급적 유통기한을 보수적으로 산정하고 있다.

하지만 보관 상태나 개별 특성을 고려하면 유통기한이 지난 음식을 모두 폐기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냉장고에 보관된 포장육이나 어제 먹고 다시 용기에 담아 보관한 음식을 다시 열어보거나 맛보지 않고도 신선도나 취식 가능 여부를 알 수 있다면 음식물 쓰레기 절감, 식재료비 절감은 물론이고 친환경적 소비행태가 가능해 질 것이다.   

현재 영국 임페리얼 칼리지의 연구팀은 육류나 어류 제품이 부패하면서 방출하는 암모니아나 트리메틸아만 같은 가스를 감지할 수 있는 센서를 개발했다. 연구팀은 포장된 생선과 닭고기를 놓고 실험한 결과 미량의 부패 가스를 신속하고 정확하게 검출할 수 있음을 확인했으며, 이 센서가 식품 포장지나 용기에 인쇄된 유통기한 정보를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

 

최민호 기자fmnews@fm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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