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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길 바쁜데”… 코로나19 백신·치료제 임상 중단 (2020-10-23)

릴리·J&J·길리어드 등 안전성·부작용에 발목 잡혀

코로나19 종식에 유일한 희망인 백신·치료제에 대한 다국적제약사들의 임상이 잇따라 중단되며 내년 상용화는 사실상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코로나19 백신·치료제 개발 시간 단축을 위해 각종 지원을 해주는 ‘워프스피드 작전’의 지원을 받고 있는 일라이릴리는 지난 10월 13일(현지시간) CNBC방송에서 “안전이 가장 중요한 문제”라며 “독립적인 안전감시위원회가 최대한 조심하는 차원에서 임상시험 등록 중단을 권고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일라이릴리가 개발 중이던 항체치료제는 이미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항체치료제의 긴급사용승인을 신청한 상태였다. 회사측은 이번 임상 중단의 구체적인 이유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하지만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일라이릴리의 항체 치료제 임상 시험 등록 중단 권고는 품질에 문제가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1월 일라이릴리 생산시설에 파견된 FDA 조사관들은 회사 측이 제조 공정과 관련된 데이터를 삭제하고, 품질을 제대로 검사하지 않은 것을 발견했으며, 이후 FDA는 일라이릴리 생산시설에 부적격 판정을 내렸다.

이에 앞서 지난 10월 12일(현지시간)에는 존슨앤존슨(J&J)이 마지막 단계 임상 실험 시작을 수주 앞두고 접종 지원자 중 한명에게 “설명을 할 수 없는 질환”이 생겨 백신 시험을 중단했다.

존슨앤존슨의 임상 실험에는 6만 명이 참여했으며, 이중 한 명에게 원인 미상의 질환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존슨앤존슨은 질환이나 사고, 기타 부작용은 임상 실험에서 나타날 수 있는 것으로 규정에 따르는 임상 실험 중단이라며 연구 중단과는 엄연히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당초 존슨앤존슨은 빠르면 임상 3상 결과를 올해 말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지만, 이번 연구 일시 중단으로 일정이 훨씬 늦춰질 것으로 보인다. 존슨앤존슨은 이번 임상 실험 중단에 대해 “임상 실험에서 부작용은 언제든지 나타날 수 있는 일이며 연구 중단과는 엄연히 다르다”고 강조했다.

WHO, “렘데시비르 효과 없다”
가장 충격적인 소식은 코로나19 치료제로 임상 실험에서 가장 앞서나간다고 평가받고 있는 렘데시비르가 기대와 달리 효과가 없다는 결과가 발표된 것이다.

WHO는 지난 10월 15일(현지시간) 미국 제약회사 길리어드사이언스(이하 길리어드)의 항바이러스제 ‘렘데시비르(Remdesivir)’가 코로나19 환자에게 미치는 효과가 거의 없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WHO에 따르면, 전 세계 입원 환자 1만 1,266명을 상대로 진행한 ‘연대 실험’에서 렘데시비르는 환자의 입원 기간을 줄이거나 사망률을 낮추지 못했다고 밝혔다. 연대 실험은 코로나19 치료제 후보군의 효능과 안전성을 검증하기 위한 다국적 임상시험으로, 렘데시비르 외에 말라리아 치료제 하이드록시클로로퀸,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 치료제인 로피나비르/리토나비르, 항바이러스제 인터페론 등을 대상으로 진행되고 있다

렘데시비르는 길리어드가 에볼라 치료제로 개발하던 항바이러스제로 FDA의 긴급사용 승인을 받았으며, 코로나19 입원 환자 1,062명을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진행한 결과 렘데시비르가 회복 기간을 5일 단축한 것으로 나타나 현재 임상실험 중인 치료제 가운데 가장 상용화가 빠를 것으로 예상됐다. 실제로 지난 5월 미국 국립보건원(NIH)의 임상 시험에서 렘데시비르를 처방받은 실험군의 사망률이 위약을 투약받은 대조군보다 43%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길리어드 측은 “다른 연구에서 효과를 이미 검증했지만, 결론을 내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애매모호한 입장을 발표했다.

우리나라는 지난 3월 2일 식약처가 렘데시비르 임상 3상을 허가했으며 서울의료원, 국립중앙의료원, 경북대병원에서 3건의 임상시험이 진행되고 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도 5월 2일 국내 임상을 통해 효능 및 안전성이 인정되면 특례 수입 절차 등을 통해 수급에 적극적으로 대처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기대와 달리 렘데시비르가 코로나19 환자에게 효과가 없다고 발표됐지만, 우리 정부는 신중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은 10월 17일 정례 브리핑에서 “WHO 연구 결과는 ‘동료평가’가 더 필요한 상황이기 때문에 현 단계에선 국내 치료지침을 변경할 여지는 없는 것으로 판단한다”며 “국내·외 전문가들로부터 지침 변경이 있다면 그때 다시 한 번 신중하게 검토 하겠다”고 설명했다.

한편, 10월 17일 기준으로 렘데시비르는 국내 63개 병원 환자 618명에게 공급됐으며, 부작용 사례는 총 11건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민호 기자fmnews@fm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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