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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리 쓰고 많이 쓰는 ‘패스트 뷰티’ (2020-12-24)

한 가지 화장품만 사용하지 않고, 다양한 브랜드의 화장품을 여러 개 구매해 비교해보며 사용하는 ‘패스트 뷰티’ 소비 행위가 유행하고 있다. 패션업계의 경우 매 시즌마다 여러 옷을 구매해 입는 패스트 패션 성향이 짙지만, 화장품은 자신의 피부와 맞는 제품을 오래 사용하는 경향이 컸다. 하지만 새로운 디자인, 새로운 성능 등과 저렴한 가격으로 무장한 신제품이 매달 쏟아져 나오면서, 소비 주기가 점점 짧아지고 있다.

화장품 품목.업체 수도 급증
한 가지 제품을 꾸준히 사용하기보다 다양한 제품을 비교하고 경험하며 빠르게 이동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는 이유는 화장품 업체에서 마케팅 비용에 투자하는 비용을 대폭 절감하고, 가성비가 높은 제품을 잇달아 출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패스트 뷰티’는 가격이 저렴하면서도 품질이 뛰어난 화장품으로 바꿔 말할 수 있다.

디지털 마케팅 솔루션 기업 메조미디어는 패스트 뷰티와 관련해 “다양해지는 소비자 기호에 따라 제품의 가격은 낮추고 성능을 높인 중소 브랜드가 출현했고, 기초.색조.기능성 화장품 등 OED.ODM 제작으로 거침없는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외모에 투자를 아끼지 않는 시대에 화장품을 필수 소비재로 인식하고, 쉽고 사용이 편리한 제품을 선호하면서 빠른 유행과 바쁜 현대인을 위한 패스트 뷰티가 등장했다”고 분석했다.

빠르게 변화하는 화장품 트렌드와 이에 따라 주기적으로 출시되는 신제품, 온라인을 통한 간편한 제품 주문, 로드숍의 침체로 화장품을 비교해 구매가 가능한 올리브영, 롭스 등 H&B스토어의 등장이 패스트 뷰티가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 잡는 요인이 됐다.

SNS 역시 큰 영향을 끼쳤다. 인스타그램의 해시태그(#) 기능을 사용해 제품을 추천하고 댓글 기능을 통해 쉽게 제품에 대한 정보를 나눌 수 있고, 유튜브에서 활동하는 뷰티 아티스트들이 추천한 제품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외모에 투자를 아끼지 않는 소비자들의 폭발적인 구매가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이제 뷰티업계에서는 오프라인에서 화제가 된 제품이 온라인에서 인기를 끄는 것이 아니라 온라인에서 인기를 끈 제품을 오프라인 매장으로 들여오는 추세다.

소비자들이 여러 가지 화장품을 쓰는 경향이 나타나면서, 화장품의 품목도 늘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국내 화장품 품목 수는 지난 2009년 7만 6,099개에서 2019년 11만 9,443개로 10년 사이 약 57% 증가했다. 특히 화장품 업체수는 2009년 526개에서 2019년 7,580개로 14배 이상 늘었다.

빠르게, 저렴하게
패스트 뷰티를 표방한 코스메틱 브랜드도 등장하고 있다.

지난 2019년 론칭한 ‘스티멍(stimmung)’은 립, 아이섀도우, 페이스 메이크업 등 총 40컬러의 다양한 색상의 고퀄리티 제품을 3,500원이라는 놀라운 가성비에 선보이면서 화제가 됐다. ‘스티멍’은 무드, 분위기, 조율, 변덕이라는 의미의 독일어다. 패스트 뷰티 브랜드답게 빠르게 감성이 변화하는 소비자들에게 상황이나 기분 따라 언제든지 변화 가능한 컬러 무드를 즐길 수 있는 제품을 다양하게 선보이는 브랜드 콘셉트를 반영한 것이다.

패스트 뷰티로 업계에 신선한 파장을 일으킨 스티멍은 2019년 10월 24일 동경 라포레 백화점 팝업스토어로 일본에 론칭한 후 올해 코로나19 사태에도 불구하고 입점 매장 1,000개를 돌파했고, 지난 9월에는 싱가포르에 진출하기도 했다.

‘패스트 뷰티’라는 단어가 생소했던 지난 2018년에는 ‘패스트 코스메틱’이란 말을 앞세운 브랜드 슈레피가 등장했다. 당시 슈레피는 패스트 코스메틱에 대해 “흥미로운 트렌드 제품을 끊임없이 만들어내어 선보이는 자라(Zara)와 유니클로(Uniqlo)로 상징되는 패스트패션(Fast Fashion)의 화장품 버전”이라고 설명했다.

슈레피는 현재까지도 “다른 브랜드보다 ‘빠르게’ 소비자들의 니즈를 읽고, ’빠르게’ 전문적으로 제품화를 시키고, 소비자들의 반응을 항상 관찰하며 ‘빠르게’ 제품을 업그레이드 해나갈 수밖에 없다고 믿는다”는 철학을 앞세우며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화장품 업계 관계자는 “인스타그램 등 SNS를 통해 제품을 먼저 선보이는 브랜드가 늘어나면서 뷰티 시장 진입 장벽이 낮아졌다”며 “대기업 중심으로 이뤄지던 제품 생산이 중소기업으로까지 확대돼 수많은 화장품이 생겨나고 있고, 유통 채널이 다양해지며 패스트 뷰티 트렌드는 한동안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두영준 기자endudwns9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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