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가루 반죽 안에 설탕을 넣고 기름을 두른 팬에 납작하게 눌러 구워내는 우리나라 대표적인 길거리 음식이자 주전부리인 호떡. 특히 겨울철에 쉽게 맛볼 수 있으나 겨울이 아닌 때에 맛보려면 고속도로 휴게소를 방문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 

오랑캐가 먹던 떡?
호떡의 유래는 호자가 ‘오랑캐 호(胡)’자이고 오랑캐가 먹던 떡이라는 주장이 다수다. 실제로 원조 오랑캐라 할 만한 몽골인들은 ‘툭슝감빌’이라는 호떡을 만들어 먹었다. 다만 속에는 아무것도 들어있지 않고, 보통은 고기국물에 찍어서 먹었다고 한다. 임오군란(1882년)때 화교 상인들이 들어오면서 호떡의 시초가 되는 음식이 한국에 들어오고 호떡으로 점차 변형해 퍼졌다고 알려져 있다.

중국식 호떡은 그냥 밀가루 반죽을 납작하게 눌러 구운 것에 가깝다. 중국 북부에서 주식으로 먹는다. 모옌의 소설 <티엔탕 마을 마늘종 노래>에서는 마늘농사를 짓는 농민들이 마늘쫑이나 파를 함께 넣고 구운 호떡을 식사로 먹는 장면이 자주 묘사되어 있으며, 그 외에 안에 고기소나 야채소가 들어간 일종의 만두 형태도 있다.

기름이 많은 것이 흠
밀가루는 강력분을 써서 호떡의 쫄깃함과 설탕의 단맛으로 인기가 좋으나, 철판 위에 기름을 두른 후 지져서 굽는 방식 때문에 1인분(기름 양에 따라 다름. 보통 1개에 160㎉∼250㎉까지 다양)에 488㎉의 열량에 가득한 기름기로 다이어트 중이라면 기피 음식이기도 하다. 기름기가 많아서 먹을 때는 보통 직사각형으로 잘라놓은 두꺼운 종이를 반으로 접어서 호떡을 집어 들고 먹는다.

하지만 두꺼운 종이 1개로는 기름이 샐 정도라서 보통 먹고 나면 손가락에 기름기가 가득하다. 게다가 먹다 보면 거의 100%의 확률로 안의 뜨거운 설탕물이 흘러나와 손과 옷을 더럽히고 화상까지 입힌다. 그래서 요즘은 기름기와 흐르는 설탕물을 막기에 훨씬 유리한 종이컵으로 대체하는 곳이 많아졌다.

진화하는 호떡
호떡 내부에는 흑설탕과 계피가루가 섞인 소를 주로 넣지만 견과류(주로 땅콩)를 잘게 부숴 넣기도 한다. 견과류가 들어간 호떡은 녹은 설탕물이 흐르지 않게 하면서 먹을 때 아작아작 씹히는 맛을 더해준다.

흑설탕이 쉽게 흘러내리는 호떡의 경우 먹으면서 흐르는 설탕물에 입술을 강렬하게 데이거나, 옷에 떨어진 사태가 발행할 수 있어 최근에는 견과류가 들어간 호떡이 더 많아졌다. 또, 녹차가루를 반죽에 섞어서 굽는 ‘녹차호떡’, 찹쌀가루를 섞어서 바삭한 맛을 강조한 ‘찹쌀호떡’, 틀에 담아 구워서 바삭한 껍질을 자랑하는 중국호떡, 부산 진시장 등지에서 판매하는 ‘기름에 튀기는 호떡’, 흑미반죽으로 브랜드 네임까지 걸고 판매되는 ‘깜돌이 호떡’, 보다 얇고 겉껍질이 바삭한 ‘청주 졸졸호떡’, 속을 견과류로 가득 채우고 땅콩가루를 뿌린 ‘씨앗호떡’과 자매품 ‘야채호떡’, ‘피자호떡’ 등이 있다.

대중화 그리고 가격 상승
호떡은 내부 속이 다양화 되고 브랜드화 되면서 급속도로 대중화되고 있다. 대기업 식품 브랜드에서 호떡 믹스를 출시해 집에서도 손쉽게 만들어 먹을 수 있으나, 이상하게 집에서 만들어 먹는 것은 밖에서 사서 먹는 것보다 맛이 떨어진다. 아마도 숙련되지 않은 조리방법과 쌀쌀한 겨울 호떡을 판매하는 포장마차 앞에서 먹어야 하는 풍미 때문이지 않을까 싶다.

몇 해 전 SBS<생활의 달인>에서 호떡 달인에 대해 방송을 한 적이 있었다. 여러 호떡 달인이 소개됐고 이들이 만든 호떡에 대한 맛 평가도 있었다. 이렇게 방송을 탄 호떡 달인들의 호떡은 매일 손님들로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었다. 서울 김포공항 롯데몰에 가면 호떡 달인 중 한 명의 달인이 만드는 호떡을 맛볼 수 있다. 늦은 저녁 시간에 알게 돼 바로 구운 것이 아닌 만든지 조금 시간이 지난 호떡을 먹었음에도 맛은 있었다.

단, 한 개에 1,500원 이라는 가격은 부담이 될 수밖에 없었다. 비싸다는 강남에서 한 개에 1,000원에 맛볼 수 있는 것이 ‘달인’이라는 훈장(?) 때문인지 더 비쌌던 것이 아쉬웠다.